부산, ‘픽시 자전거’에 제동 걸까?

2025-12-15 11:12

브레이크 없는 자전거를 둘러싼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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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가 없는 픽시 자전거를 둘러싼 안전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부산시가 최근 픽시 자전거와 관련한 조례 개정을 추진하면서다. 그동안 픽시 자전거는 법과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지만, 이번 조례 개정 움직임은 지자체 차원에서 처음으로 실질적인 규제 근거를 마련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픽시 자전거는 고정기어 구조로, 페달을 멈추면 바퀴도 함께 멈추는 특성을 가진 자전거다. 단순한 구조와 경쾌한 주행감으로 한때 도심 라이딩 문화의 상징처럼 여겨졌지만, 국내에서는 브레이크가 장착되지 않은 형태가 확산되면서 안전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보행자 밀집 지역이나 자전거도로에서 제동이 어려운 픽시 자전거가 사고 위험을 키운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문제는 제도였다. 현행 도로교통법은 자전거에 제동장치가 갖춰져 있을 것을 전제로 하고 있지만, 브레이크가 없는 픽시 자전거에 대해 명확한 관리 기준이나 유통 규제는 마련돼 있지 않았다. 이로 인해 도로 주행이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시중에서는 별다른 제약 없이 판매되고, 일부 공공시설에서도 이용이 이뤄져 왔다.


부산시의회에서 추진 중인 조례 개정안은 이러한 혼란을 정리하려는 시도다. 

개정안의 핵심은 브레이크가 장착되지 않은 자전거를 공공 영역에서 관리 대상으로 명확히 구분하겠다는 데 있다. 공공 자전거 대여소에서는 브레이크 미장착 자전거의 대여를 제한하고, 관련 시설에서는 이용자에게 해당 자전거가 도로 주행에 적합하지 않다는 사실을 명확히 알리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판매와 유통 과정에서도 안전 관련 고지를 강화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이 같은 움직임은 단순한 ‘자전거 규제 강화’로만 보기는 어렵다. 픽시 자전거 자체를 금지하겠다는 접근이 아니라, 도로와 공공공간에서의 안전 기준을 분명히 하겠다는 방향에 가깝기 때문이다. 실제로 픽시 자전거는 트랙이나 폐쇄된 공간, 혹은 충분한 제동장치가 갖춰진 형태라면 문제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논란의 중심은 ‘브레이크 없는 상태로 공공도로와 보행 공간을 이용하는 것’에 있다.


부산의 조례 개정이 의미를 갖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금까지 픽시 자전거를 둘러싼 논쟁은 ‘위험하다’는 인식과 ‘문화의 일부’라는 주장 사이에서 반복돼 왔지만, 이를 제도적으로 정리하려는 시도는 거의 없었다. 부산의 사례는 픽시 자전거를 둘러싼 논의를 감정이나 이미지가 아니라, 안전 기준과 공공 책임의 문제로 끌어올린 첫 사례로 볼 수 있다.


물론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규제가 과도해질 경우 자전거 문화 전반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단속 기준이 모호해 현장에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온다. 조례가 실제 시행 단계에 들어갈 경우, 브레이크 기준을 어디까지로 볼 것인지, 계도와 단속의 범위는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에 대한 세밀한 논의가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이번 부산의 조례 개정 논의가 픽시 자전거를 둘러싼 오랜 공백을 건드렸다는 점이다. 자전거가 일상적인 이동수단으로 자리 잡은 지금, 안전과 자유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잡을 것인지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 부산의 선택이 일회성 논의로 끝날지, 아니면 전국적인 기준 마련으로 이어질지는 앞으로의 논의에 달려 있다.





라이드플래닛 Mercury
김강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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