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전동킥보드 규제 합헌”…‘킥라니’ 논란 속 편의보다 안전에 방점

2025-12-31 11:54

면허·보호장구 의무화 재확인…공유 킥보드 시장 관리 책임 강화
사고 급증에 ‘킥보드 없는 거리’·운행 금지 법안까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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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생성 콘텐츠 이미지
 

전동 킥보드 사고가 사회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헌법재판소가 면허 소지와 보호장구 착용을 의무화한 현행 도로교통법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리며 ‘편의보다 안전 우선’ 원칙을 분명히 했다. 전동 킥보드가 자유롭게 확산하던 단계에서 벗어나, 교통수단으로서
질서를 정비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동 킥보드와 고라니를 합친 은어인 ‘킥라니’는 도로나 인도에서 갑자기 튀어나와 사고를 유발하는 전동 킥보드 이용자를 지칭한다.
최근 5년간 공유 전동 킥보드가 급속도로 늘면서 사고와 민원도 함께 증가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형 이동장치(PM)
교통사고는 2232건으로 집계됐다. 이로 인해 23명이 숨지고 2486명이 다쳤다. 무면허 운전 적발 중 청소년 비중은 절반을 넘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헌재는 2021년 개정 도로교통법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개정법은
원동기장치자전거 면허 이상 소지자만 전동 킥보드를 운전하도록 하고, 안전모 등 보호장구 미착용 시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청구인들은 일반적 행동자유권과 평등권 침해를 주장했지만 헌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재는 전동 킥보드가 시속 20㎞ 안팎의 속도로 주행할 수 있고, 사고 발생 시 중상 위험이 커 자전거와는 위험 수준이 다르다고
판단했다. 이용자뿐 아니라 보행자에게도 중대한 피해를 줄 수 있는 만큼 공공의 안전을 위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봤다.
전동 킥보드는 도로교통법상 ‘차’로 분류돼 면허가 필수이며, 인도 주행은 불법이다.
 

이번 결정은 공유 킥보드 업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경찰은 무면허 이용을 사실상 방치했다는 이유로 공유
킥보드 업체 관계자를 입건했다. 플랫폼의 관리·감독 책임을 명확히 묻기 시작한 첫 사례다. 실제로 규제가 강화되면서 일부
외국계 공유 킥보드 업체는 국내 시장에서 철수했고, 시장 규모도 축소되는 추세다.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대응도 잇따르고 있다. 서울시는 마포구 홍대 레드로드와 서초구 반포 학원가에서 ‘킥보드 없는 거리’를
시범 운영했다. 보행 밀집 지역에서 일정 시간 전동 킥보드 통행을 금지한 결과, 보행 안전이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시민 대상
조사에서는 확대 운영에 98% 이상이 찬성했다. 일부 지자체는 불법 주정차 PM을 강제 견인하거나 지정 주차제를 도입했다.


국회에서는 전동 킥보드 운행을 전면 금지하는 이른바 ‘킥라니 금지법’까지 발의됐다. 동시에 관리 체계를 정비하려는 입법도
병행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최근 PM 이용 시 만 16세 이상 여부 확인과 안전교육 이수를 의무화하는 ‘개인형 이동수단의
안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안’을 의결했다. 최고 속도를 시속 20㎞로 낮추고, 대여 사업을 지자체 등록제로 전환하는 내용도 담겼다.
 

업계는 안전 강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주차 기준, 면허 인증 방식 등 세부 제도가 보다 현실적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무조건적인 규제 강화보다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관리 가능한 틀 안에서 시장을 육성해야 한다는 요구다.
 

전동 킥보드는 월평균 이용자 300만 명을 넘는 주요 이동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헌재의 이번 결정은 전동 킥보드를 더 이상 예외적
이동수단이 아닌 ‘관리 대상 교통수단’으로 명확히 규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편리함을 앞세운 확산의 시대는 지나가고,
안전과 책임을 중심에 둔 재정비의 시간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라이드플래닛 Earth
전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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