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에서 '체인'이 사라지면 벌어지는 일들: 니치 모빌리티의 도전

2026-05-08 14:08

완전 디지털 구동계 ADTS 공개... 기계적 사슬 끊고 '데이터'로 달린다
회생제동·후진·가상 변속까지... '자전거'를 넘어 '스마트 모빌리티'로의 진화

자전거 탄생 이후 100년 넘게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던 '기름진 체인'의 시대가 저물고 있습니다. 지난 4월 24일 스페인의 스타트업 니치 모빌리티(Niche Mobility)가 공개한 ADTS(Advanced Digital Transmission System)는 페달과 바퀴 사이의 물리적 연결 고리를 과감히 삭제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부품의 변화를 넘어, 자전거를 아날로그 기계에서 완전한 '디지털 모빌리티'로 전환하려는 거대한 패러다임의 변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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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Niche Mobility

■ 페달링의 재정의: 발끝에서 시작되는 '디지털 신호'

기존 전기자전거가 내 발의 힘을 체인으로 전달하고 모터가 그저 돕는 방식이었다면, ADTS 시스템에서 라이더의 발은 일종의 ‘스마트 컨트롤러’가 됩니다. 페달을 밟는 행위는 에너지를 직접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전기를 생성함과 동시에 "이 정도 속도로 달리고 싶다"는 디지털 신호를 시스템에 보내는 과정입니다. 이 신호를 받은 메인 컴퓨터는 실시간으로 노면 상태를 분석해 뒷바퀴 모터에 "가장 효율적인 출력으로 회전하라"는 정교한 명령을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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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Niche Mobility

■ '가상 기어링'과 '회생제동'이 선사하는 매끄러운 라이딩

물리적인 기어 단수가 사라진 자리에는 소프트웨어가 제어하는 ‘가상 기어링’이 들어섰습니다. 이제 가파른 오르막 앞에서 툭툭거리는 변속 레버와 씨름하며 체인이 빠질까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120Nm에 달하는 강력한 토크 시스템이 화물용 자전거의 무거운 하중도 가뿐히 밀어 올리며, 주행 모드에 따라 시스템이 알아서 최적의 회전수를 유지합니다. 특히 내리막에서 페달을 뒤로 돌려 배터리를 충전하는 방식은, 가속 페달 하나로 감속과 충전까지 동시에 해결하는 전기차의 방식처럼 브레이크 조작의 번거로움을 줄이면서도 끊김 없이 매끄러운 라이딩의 묘미를 선사합니다.

■ 기름때 없는 일상, 정비에서 해방되는 'Zero Maintenance'

이 기술이 가져올 가장 피부에 와닿는 혁신은 바로 ‘정비의 해방’입니다. 체인이 없으므로 바지 끝단에 기름이 묻거나 체인이 이탈하는 고질적인 문제가 원천 차단됩니다. 기계적 마모 부품이 대폭 줄어들어 유지보수 부담이 거의 없습니다. 이는 24시간 가동률이 중요한 배달 물류 업계는 물론, 정비가 어렵게만 느껴졌던 입문자나 도심 출퇴근 라이더들에게 엄청난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좁은 공간에서 유용한 ‘후진 기능’ 역시 자전거 운용의 난이도를 획기적으로 낮춰줍니다.


물론 에너지 변환 과정에서의 효율 손실이라는 숙제는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니치 모빌리티가 보여준 비전은 명확합니다. 자전거는 이제 더 이상 기름진 사슬에 묶여있지 않아도 된다는 것입니다. 물리적 사슬을 끊어내고 디지털 신호로 소통하는 이 시스템이 도로 위에 안착하는 순간, 우리는 자전거라는 오래된 이동 수단의 가장 진화된 형태를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라이드플래닛 Ocean
김강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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